모셔온 글

[스크랩] 영월 김삿갓계곡

한석봉조 2014. 12. 27. 05:16

 

삿갓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정처 없이 떠도는 내 삿갓 빈 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차평생사십추

한번 쓰고 난 뒤 사십 평생 같이 하네

牧竪經裝竪野犢 목수경장수야독

더벅머리 목동이 소 몰고 나갈 때의 차림이고

漁翁本色伴白鷗 어옹본색반백구

본래는 갈메기 와 벗하는 늙은 어부가 쓰는 것 일세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술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든 꽃나무에 걸어놓고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흥이 나면 손에 들고 누각에 올라 달을 보며 기뻐하네

俗子衣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사람들의 의관은 모두가 겉모습 치장 뿐 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내 삿갓은 비바람 가득 몰아쳐도 근심이 없다네

 

 

八竹詩

此竹彼竹化居竹 피죽차죽화거죽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吹之竹浪打竹 풍취지죽랑타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賓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손님접대는 집안형세대로

市店賣買市勢竹 시점매매시세죽

시장의 팔고 사는 대는 시새대로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부피죽

옳은 것 옳고 그른 것 그른 것은 부치는 대로

粥粥飯飯生此竹 죽죽반반생차죽

죽이면 죽 밥이면 밥 나오는 대로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만사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然然然世居然竹 연연연세거연죽

그렇고 그렇고 그런 세상에서 그런대로 살아가세

 

 

 

 

빈말로쓴 시

靑山影裡鹿抱卵 청산영리록포란

푸른 산 그림자 속에 사슴은 알을 품고

白雲江邊蟹打尾 백운강변해타미

흰 구름 지나는 강변에서 게가 꼬리를 치네

夕陽歸僧髻三尺 석양귀승계삼척

석양에 귀가하는 스님은 상투가 석자요

機上織女囊一斗 기상직녀랑일두

베틀위에 베 짜는 여인은 불알이 한말일세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두루 돌아다녀도 모두 너를 환영하고

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나라와 집을 흥하게 하니 네 힘이 가볍지 않구나.

去復還來來不去 거부환래래불거

갔다가도 다시 오고 왔다가도 다시 오니

生能拾死死能生 생능습사사능생

산 사람도 능히 죽이고 죽는 사람도 살리는구나.

 

 

파격시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하늘은 멀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花老蝶不來 화로접불래

꽃은 시들어 나비도 오지 않네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국화는 찬 모래밭에 피어나고

枝影半從地 지영반종지

나무그림자 반이나 연못에 드리웠네

江亭貧士過 강졍빈사과

강가 정자에 가난한 선비 지나다가

大醉伏松下 대취복송하

크게 취해서 소나무아래 업드렸네

月移山影改 월이산영개

달이 기우니 산 그림자 바뀌고

通市求利來 통시구리내

시장을 통하여 돈을 벌어오네

 

 

 

 

 

 

 

가을낙엽

深秋一葉 심추일엽     깊은가을 낙엽하나

病於嚴霜 병어엄상     모진서리에 병들어

落於微風 낙어미풍        미풍에 떨어지니

嚴霜之故耶 엄상지고야   모진서리 때문인가

微風之故耶 미풍지고야    실바람 때문인가

 

 

 

 

 

 

 

한글 섞어 지은 경치

靑松듬성듬성立 청송듬성듬성입

푸른소나무 듬성듬성 서있고

人間여기저기有 인간여기저기유

사람들은 여기저기 있네

所謂엇뚝빗뚝客 소위엇뚝빗뚝객

소위 방랑객인 나그네는

平生쓰나다나有 평생쓰나다나유

평생 쓰나다나 술로 세월 보내네

한글을 섞어서 지은시

諺文眞書섞어作 언문진서섞어작

언문과 진서를 섞어지은 내 시를 보고

是耶非耶皆吾子 시야비야개오자

옳다 그르다 하는 놈은 모두가 내 아들이다

 

 

 

흰돌

石白松靑山老少 석백송청산노소

돌은 희고 솔은 푸르러 산은 늙었다 젊었다 하고

楓丹苔碧巷春秋 풍단태벽항춘추

단풍은 붉고 이끼는 푸르니 세상은 봄. 가을 섞여있네

 

 

 

술과 여자

渴時一適如甘露 갈시일적여감로

목마를 때 한잔 술은 단 이슬 같으나

醉後添杯不如無 취후첨배불여무

술 취한 후 또 한잔은 안 마심만 못하네.

酒不醉人人自醉 주불취인인자취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스스로 취하고

色不美人人自迷 색불미인인자미

여자가 남자를 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스스로 반하네.

 

 

 

가을

梧桐一葉落 오동일엽낙

오동나무 잎 하나 떨어지니

天下盡如秋 천하진여추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情(정)

今朝一別後 금조일별후

오늘아침 에 한번 헤어지면

何處更相逢 하처갱상봉

어느 곳 에서 다시 만나리.

 

 

 

 

 

 

 

출처 : 可松 의 庭園
글쓴이 : 可 松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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