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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

한석봉조 2011. 8. 29. 14:13

 

소주병

                                  - 공 광규 -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날 밤 나는

저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아아~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채워져 있을 때는 사랑받던 소주병,

주고 나면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그래서 슬픈 소주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