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장사익 공연
2010.10.27(수)19;30,세종문화회관.
"장사익 소리판 '역'"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객석을 꽉꽉 메운 관람인들이 공연시간 내내
한숨지며 눈물짓고 울고 감탄하며
감동의 시간을 보냈답니다.
가사며 곡이 심금을 울려
다양한 회상을 하게 했습니다.
앵콜까지 두시간을 훨씬 넘는 시간을 봤는데도
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몇가지 노래의 가사를 옮겨 봅니다.
<역>
- 김승기 시,장사익 엮음 -
잎사귀 하나가 가지를 놓는다
한 세상 그냥 버티다 보면
덩달아 뿌리내려 나무 될 줄 알았다
기적이 운다
꿈속까지 찾아와 서성댄다
세상은 다시 모두 역 일뿐이다~
<산 너머 저쪽>
- 카를 부세 시,장사익 엮음 -
산 너머 언덕 너머 먼 하늘에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는 님 따라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 왔다네
산 너머 언덕너머 더욱더 멀리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엄마 걱정>
- 기형도 시,장사익 엮음 -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 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하는
그 시절,내 유년의 윗목
<꽃 구경>
- 김형영 시,장사익 엮음 -
어머니,꽃 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 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 구경 봄 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웅큼씩 한 웅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이게 아닌데>
- 김용택 시,장사익 엮음 _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국밥집에서>
- 최산 시,장사익 엮음 -
노래를 부른다
허리가 굽은 그가
탁자를 타닥치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었이냐'
희망가를 부른다.
이마의 깊은 주름은 세상을 덮고
눈길 머무는 나를 본다.
그렇다
저 노인은
가는 길을 안다.
끝내 흙으로
돌아가는
그 길을 안다.
<찔레꽃>
- 장사익 시,장사익 엮음 -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 췄지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당신은 찔레꽃
* 몇 곡이 더 있는데 시간이 많이 가고,
지쳐서 여기까지만 옮깁니다.
노래로 들으면 좋은 데,가사로만 보면 느낌이 덜 할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광주 부산 공연등도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처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대단하신 분이었고,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