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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통,큰 기쁨

한석봉조 2010. 9. 6. 18:23

큰 고통,큰 기쁨

 

지난번에

아쉬움을 많이 남기고 왔던터라

그 장소로 다시 낚시를 갔더랍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땀을 흘리며

두시간여를 씨름했건만,

한마리도 못잡고 낚시만 떼이다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마나님은 돌아가자고 보채고,

그래도 나는 미련이 남아 잠시 자리를 옮겨 한번만 더 하겠노라 사정을 했죠.

그런데 그곳에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던지자 마자

낚시대가 아주아주 큰 절을 해대더라고요.

아따 이게 뭔일이래...

잘 안따라오는 걸 느끼며

돌에 걸렸거나 아님 정말 큰 고기가 물렸나보다 생각하면서,

나는 더욱 있는 힘을 다해 낚시대를 잡아 당겼습니다.

반복된 행동을 몇번하다

아뿔싸...

앗! 하는 순간,

돌로 쌓은 경사진 방파제에서 앞으로 엎어지고 말았습니다.

발은 돌 사이에 끼이고,

바다로 미끄러져 빠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엉덩이, 옆구리, 어깨가 돌에 이리저리 부딪치고,

왼쪽다리 앞 정갱이 전체가 완전히 찍히고 벗겨졌습니다.

(영광의 상처를 치료하고 붕대로 감은 장면)

 

그러나,

아이고 아야야...

비명을 지르면서도 낚시대는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기와의 사투 끝에 드디어 전리품이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낚시 경험 몇 십년에 이렇게 큰 고기는 처음입니다.

이런걸 제가 잡았습니다(대견).

(길이 37센치미터,그때 잡은 고기와 비슷)

 

저는 생각했습니다.

"고통이 클수록 기쁨도 크다.그럴수록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날은 온다'

원하면 누구에게나..."라고,,.

이 광어는 죽을 때 까지 대단한 안주가 될 것입니다.

 

 

*마누라는 앞으로 절대 낚시를 못하게 하겠답니다.큰 일입니다.

자연산 광어는 딸,사위와 함께 무용담을 들려 주며 냠냠 했지요.